투자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법 — 저널·태깅·월간 리포트 자동화
“이번에도 계획을 어겼네…”
손실보다 더 아픈 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순간이었어요. 저는 승률을 높여보겠다며 지표와 도구만 바꿨죠. 그런데 성과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바뀐 건 차트와 버튼뿐, 의사결정의 기록은 없었거든요.
그 후로 저는 수익보다 먼저 기록의 품질을 올렸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어요. 손실이 사라진 게 아니라, 이유가 보이기 시작했죠. 이번 글은 그 과정을 정리한 가이드입니다. 오늘부터 그대로 따라 해도 무리가 없도록, 저널 설계→태깅 체계→자동 수집→월간 리포트→리스크 대시보드까지 순서대로 안내할게요.
왜 ‘체계적 기록’이 성과를 바꾸는가
- 재현성: 같은 상황에서 같은 결정을 반복하게 만듭니다.
- 피드백 속도: 무엇이 통하고 무엇이 누수인지 숫자로 보입니다.
- 감정 분리: “무서워서 팔았다”를 “규칙 X 위반”으로 번역해줍니다.
중요: 기록은 ‘사후 변명’이 아니라 실행 전·중·후의 스냅샷입니다. 결론보다 과정이 남아야 개선이 가능합니다.
1) 저널 항목 설계(핵심 10)
- 날짜/시간/시장 (예: 2025-08-14, KOSPI)
- 전략/시그널 (예: 추세20일 돌파 & 거래대금 상위30%)
- 진입/청산 가격·수량 (수수료 포함)
- 계획 손절/익절 (R 단위) (예: -1.5R, +3R 절반)
- 실행 결과 (체결 지연·미체결 여부)
- 감정 한 줄 (두려움/욕심/지루함 등)
- 실수/교훈 (규칙 위반, 과잉 확신 등)
- 보유기간/슬리피지
- 비고 (이벤트/공시/거시 일정)
- 태그 (아래 체계 참조)
예시(요약): 2025-08-14 | 전략: 추세20D | 진입 65,000(2R) | 손절 -1.5R | 익절 +3R 50% 실행: 지정가 체결, 슬리피지 0.1R | 감정: 불안 2/5 | 실수: 없음 | 태그: [섹터:반도체,상태:상승장]
2) 태깅 규칙 — 데이터처럼 ‘사전’을 만든다
태그가 자유로우면 시간이 지나 비교가 불가능해집니다. 사전에 단어를 고정하세요.
태깅 사전(샘플)
전략: [추세, 모멘텀, 가치, 배당, 역추세] 시그널: [20DHigh, MACD+, EPS상향, 거래대금↑, 갭상승] 시장상태: [상승장, 조정장, 변동성↑, 횡보] 오류코드: [미체결, 체결지연, 가격오입력, 규칙위반] 감정: [탐욕, 두려움, 조급, 무감정] 섹터: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은행, 인터넷]
태그는 5~8개 셋으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건 일관성입니다.
3) 자동 수집 파이프라인 — 손을 타지 않게
사람이 직접 복사·붙여넣기 하는 순간, 누수가 생깁니다. 최소한 다음은 자동화하세요.
- 체결 로그 가져오기: 브로커 CSV → 주 2회 업로드(또는 API 연동)
- 파싱: 수수료/세금/슬리피지 계산, 전략·태그 매핑
- 저장: 시트/DB에 누적하고 변경 이력(version) 표기
- 알림: 규칙 위반·손실 한도 초과 시 푸시 알림
폴더: /raw(원본CSV) /clean(정제) /report(리포트) /logs(에러) 파일명: fills_YYYYMMDD_v1.csv | journal_YYYYMMDD.csv 스케줄: 화/금 21:00 수집 → 21:05 정제 → 21:10 리포트 업데이트
4) 월간 리포트 템플릿 — 숫자로 말하기
[요약] 월 손익(R) | 승률 | 평균이익R | 평균손실R | 기대값E | MDD | 보유기간 [전략별] 전략/시그널별 승률·E·샘플수 [오류/감정] 오류코드 TOP3, 감정 태그 분포 [리스크] 섹터 노출 상위, 월 손실 한도 준수 여부 [메모] 다음 달 고칠 1가지 습관 E = (승률 × 평균이익R) − (패율 × 평균손실R)
리포트는 1페이지면 충분합니다. 길어지면 읽지 않게 됩니다.
5) 리스크 대시보드 — 계좌의 계기판
- 월 손실 한도: -3R 임계 도달 시 자동 중지
- 노출: 섹터/테마별 R 합산, 상관·변동성 열지도
- 드로우다운: MDD·기간, 최근 20거래일 이동평균
- 규칙 이탈: 손절 미수행·추격매수 등 카운터
포인트: 대시보드는 “오늘의 행동”을 바꾸는 지표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리세요.
6) 운영 루틴 — 모의→소액→확대
- 모의 2주: 알림·파싱·리포트 흐름 점검(실행 전 체크리스트 5문항 포함)
- 소액 4주: 1R=계좌 0.5~1%로 운용, 오류코드와 감정 태그 집중 수집
- 확대: 월간 E·MDD가 목표 범위면 자본·전략을 한 단계씩 확장
마무리 — 기록은 성과의 블랙박스
완벽한 전략은 없어도, 완성도 높은 기록은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저널 항목 10개를 복붙해 첫 기록을 남겨보세요. 한 달 뒤 당신의 그래프에는 이유가 생길 겁니다.
※ 본 글은 교육용 정보이며, 특정 서비스·상품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다음 글 예고
다음 글에서는 백테스트로 수익률과 리스크 확인하는 법을 다룹니다. 샘플 데이터·파라미터 설정, 과최적화 회피, 기대값과 MDD를 해석하는 루틴까지 이어집니다.
전략은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검증해야 합니다. 다음 글은 백테스트의 기본부터 워크포워드 검증까지, 실전에서 바로 쓰는 체크리스트를 공개합니다.
다음 글에서 다룰 것
- 데이터 구간: 인·아웃 샘플 분리, 리밸런싱 주기 반영
- 비용 현실화: 수수료·슬리피지·체결 제약
- 핵심 지표: 승률·손익비·기대값(E)·MDD·드로우다운 기간
- 워크포워드: 과최적화 피하는 빠른 검증 루틴
- 리포트: 1페이지 요약 템플릿 제공
미리보기: 기대값 공식
E = (승률 × 평균이익R) − (패율 × 평균손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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